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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세티 보드게임 확장 - 우주 기관, 본판과 무엇이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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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구성  비대칭 기업 11종 · 새 외계종 3종 · 카드 40장 이상게임 길이  5라운드에서 4라운드로필요한 것  세티 본판

비대칭 기업 11종과 네 라운드. 확장이 세티의 무엇을 바꾸는지, 그리고 언제 넣는 게 좋은지 정리했습니다.

출발선이 달라진다

세티 보드게임 확장 우주 기관의 기업 카드 세 장이 나란히 놓인 모습

확장의 핵심은 기업 11종입니다. 각 기업은 시작 자원도, 라운드마다 들어오는 수입도, 능력도 전부 다릅니다. 탐사선을 한 대 더 띄우는 기업이 있고, 기술값을 깎는 기업이 있고, 아예 수입 없이 시작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게 왜 큰 변화냐면, 세티가 원래 '무엇을 할까'보다 '무엇을 먼저 할까'를 고민하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은 많은데 자원과 행동이 늘 모자라서, 순서를 어떻게 짜느냐가 곧 실력입니다. 기업이 붙으면 그 순서의 출발점이 사람마다 달라집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판을 앉아도 각자 다른 게임을 하게 됩니다. 옆 사람이 탐사선을 계속 쏘는 동안 나는 망원경만 돌리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고, 그러다 후반에 점수판에서 만나는 식입니다. 본판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감각입니다.
다만 자유도가 늘어난 것과는 다릅니다. 오히려 기업을 고른 순간 갈 길이 좁아지는 쪽에 가깝습니다. 내 기업이 잘하는 일에 자원을 몰아야 값이 나오기 때문에, 판마다 다른 전략을 강제로 배우게 되는 구조입니다.

같은 판에 앉아도 각자 다른 게임을 하게 됩니다. 본판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감각입니다.

라운드가 하나 줄었다는 뜻

확장을 넣으면 게임이 다섯 라운드에서 네 라운드로 줄어듭니다. 짧아졌으니 가벼워졌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 체감은 반대입니다.
기업 능력이 자원을 더 만들어 주기 때문에 라운드당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납니다. 한 라운드가 두꺼워지고 그 대신 라운드 수가 줄어든 것이라, 총 플레이 시간은 크게 짧아지지 않습니다.
대신 계획의 여유가 줄어듭니다. 다섯 라운드일 때는 첫 라운드를 정비에 쓰고 두 번째부터 달려도 늦지 않았는데, 네 라운드에서는 그 한 번의 정비가 전체의 4분의 1입니다. 시동이 늦는 기업일수록 이 변화가 아프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확장을 넣은 뒤에는 첫 라운드부터 자기 기업의 능력이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무엇을 할지보다 언제부터 굴러가는지가 성적을 가릅니다.

짧아진 게 아니라 한 라운드가 두꺼워졌습니다. 대신 정비할 여유가 사라졌습니다.

빠른 시작 카드와 신호 토큰

빠른 시작 카드는 세팅 단계에서 세 장을 받아 그중 두 장을 고르는 방식입니다. 고른 카드만큼 자원이나 이점을 얻고 시작합니다. 본판의 첫 라운드가 대체로 밑작업이라 밋밋했는데, 그 구간을 건너뛰게 해 주는 장치입니다.
이 카드가 단순히 속도만 붙여 주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고르느냐가 그 판의 방향을 반쯤 결정합니다. 내 기업이 크레딧을 원하는지 명성을 원하는지에 따라 고를 것이 달라지고, 잘못 고르면 네 라운드 내내 삐걱거립니다.
신호 토큰은 눈에 잘 안 띄지만 실제로는 자주 손이 갑니다. 탐색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는 장치라, 데이터가 하나 모자라 분석을 못 하던 상황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새 외계종 세 종류와 프로젝트 카드 40장 이상도 함께 들어옵니다. 카드는 기존 덱에 섞여 들어가기 때문에 확장을 넣었다고 따로 관리할 것이 늘지는 않습니다.

누구에게 필요한 확장인가

본판을 서너 판 이상 돌려 본 사람에게는 권할 만합니다. 본판의 흐름이 손에 익은 뒤에야 기업 능력이 무엇을 아껴 주는지 체감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본판을 아직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함께 펼치면 규칙이 두 배로 느껴집니다.
반복 플레이를 많이 하는 모임에도 잘 맞습니다. 기업 조합에 따라 판의 모양이 계속 달라져서, 같은 게임을 여러 번 꺼내도 지루해지는 시점이 훨씬 뒤로 밀립니다.
감안할 점도 있습니다. 기업 사이의 강약 차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능력이 조건 없이 계속 발동하는 기업과, 조건이 맞아야 켜지는 기업이 같은 판에 앉으면 체감이 다릅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는 판도 나옵니다.
그렇다고 게임이 망가질 정도는 아닙니다. 강한 기업이 늘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잘 굴린 기업이 이기는 쪽에 가깝고, 기업 선택 자체가 실력의 일부가 됩니다. 본판이 아쉬웠다면 확장은 그 아쉬움을 정확히 메워 줍니다.

본판을 서너 판 돌려 본 뒤에 넣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처음부터 함께 펼치면 규칙이 두 배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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