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YMONSTER - 'DESERVE' M/V · BABYMONSTER
베이비몬스터가 10월 23일 낸 디지털 싱글 DESERVE는 템포를 확 낮춘 팝 발라드입니다. 발매 배경, 불꽃으로 채운 뮤직비디오, 재회에서 시작해 기억해 달라는 말로 끝나는 곡의 짜임, 들을 대목까지 차례로 적었어요.
월드투어 한복판에서 느린 곡을 먼저 꺼냈습니다
지금 베이비몬스터는 두 번째 월드투어 CHOOM을 도는 중이에요. 다섯 대륙 열여덟 개 도시에서 31회 공연을 하는 일정이라 신곡을 낼 틈이 없어 보이는데, 그 사이에 싱글을 하나 끼워 넣었습니다.
올해는 미니 3집 CHOOM부터 I LIKE IT, MOON, SUGAR HONEY ICE TEA까지 쉬지 않고 곡을 냈어요. 대부분 세게 치고 나가는 곡이었죠. DESERVE는 그 흐름에서 처음으로 브레이크를 밟은 곡입니다.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발매 전에 이 곡을 두고 느린 곡이지만 지금까지 낸 어떤 곡보다 에너지가 세다고 했어요. 들어 보면 무슨 말인지 압니다. 박자는 느린데 후렴과 브릿지에서 목소리가 끝까지 올라가요.
정규 앨범은 내년 초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어요. 그러니 DESERVE는 정규로 가기 전에 팀이 노래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먼저 보여 주는 곡에 가깝습니다.
쉬지 않고 센 곡을 내던 올해 흐름에서 처음으로 템포를 낮춘 곡이 DESERVE입니다.
뮤직비디오는 차 불빛과 불꽃으로 채웠어요
발매 전에 나온 포스터부터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타오르는 불이 들어가 있었어요. 색도 따뜻한 쪽으로 잡았고요. 그동안의 강한 이미지보다 한결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얼굴이 앞에 섰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영화처럼 찍었어요. 인물들 이야기가 서로 엮여 들어가고, 곡이 절정으로 갈수록 불과 불꽃이 화면을 크게 덮습니다. 남성 댄서와 함께 추는 안무 장면도 들어가 있어요.
멤버들 표정 연기가 많이 나오는 편이라, 처음 볼 때는 화면을 크게 키워서 보는 게 좋아요. 휴대폰 세로 화면으로 보면 얼굴 쪽 디테일이 꽤 묻힙니다.
길이는 3분 35초예요. 공개 이틀째인 25일 오전에 조회수가 1,900만 회를 넘었습니다.
곡이 고조될수록 불과 불꽃이 화면을 덮는 구성이라, 노래가 올라가는 지점과 화면이 커지는 지점이 겹칩니다.
곡은 재회 장면에서 시작해 기억해 달라는 말로 끝나요
1절은 오랜만에 마주친 사람에게 잘 지냈냐고 묻는 데서 열려요. 여전히 눈이 부시다고 하면서 지난 기억이 한꺼번에 밀려온다고 합니다. 반주가 얇게 깔려 있어서 목소리가 거의 맨몸으로 들려요.
이어지는 구간에서 상황이 드러나요. 그 사람 옆에 아직 다른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는 거죠. 그래도 발을 못 떼겠다고 털어놓고 바로 후렴으로 넘어갑니다.
후렴은 영어 한 줄로 못 박아요. 너는 더 나은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합니다. 붙잡는 노래 같지만 실은 상대가 잘되기를 비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어요.
2절은 랩에 가까운 리듬으로 지나간 계절을 하나씩 꺼내요. 겨울을 덮어 준 봄, 여름 바람 같던 손, 업어서 집까지 데려다준 기억이 나오다가, 결국 비가 오는데 우산이 없다는 그림으로 꺾입니다. 곡에서 제일 구체적인 장면이 여기 몰려 있어요.
브릿지에서는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나를 기억해 달라고 해요. 거짓말을 못 하겠다는 고백까지 한 번에 쏟아 내고, 마지막 후렴으로 다시 올라갑니다.
붙잡는 말처럼 들리는 후렴이 사실은 상대가 더 나은 사랑을 받길 비는 말이라, 곡 전체가 이별 뒤의 인사처럼 읽힙니다.
멤버들은 고음보다 감정의 흐름을 먼저 봤다고 했어요
멤버들은 연습할 때 음역대나 고음보다 감정이 흘러가는 순서에 훨씬 신경을 썼다고 했어요. 지금까지 보여 준 적 없는 장르라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는 말도 했고요.
실제로 들어 보면 처음부터 소리를 지르지 않아요. 1절은 낮고 조용하게 누르고, 후렴에서 조금 열고, 브릿지에서 다 엽니다. 서정적인 신스 선율과 복고풍 소리가 그 사이를 받쳐 줘요.
24일 쇼! 음악중심, 25일 인기가요에서는 핸드마이크로 이 곡을 불렀어요. 안무 대신 노래로 승부하는 무대라 음원과 라이브를 비교해 들어 보기 좋습니다.
멤버들은 가을에 잘 어울리는 곡이라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들어 달라고 했어요. 느린 곡인데 듣고 나면 축 처지기보다 오히려 정리가 되는 쪽이라 그 말이 맞습니다.
1절은 누르고, 후렴은 열고, 브릿지에서 다 여는 순서가 이 곡의 뼈대예요.
이렇게 들으면 더 재미있다
- 1절 첫 소절은 반주가 거의 없어서 목소리 결이 그대로 들려요. 이어폰으로 듣는다면 여기서 볼륨을 한 칸 올려 두세요.
- 2절의 비 오는데 우산이 없다는 대목에서 리듬이 랩에 가깝게 바뀌어요. 발라드 안에 이 팀 원래 색이 살짝 비치는 자리입니다.
- 브릿지에서 마지막 후렴으로 넘어가는 몇 초가 곡에서 제일 높이 올라가요. 뮤직비디오에서도 이 즈음 불꽃이 가장 크게 터지니 화면과 같이 보세요.
- 음원을 들은 다음 음악방송 핸드마이크 무대를 이어서 보면, 녹음에서 눌러 둔 감정이 라이브에선 어디서 터지는지 비교가 됩니다.
DESERVE는 센 곡을 이어 내던 팀이 템포를 낮춘 곡이지만, 들어 보면 힘을 뺀 게 아니라 쓰는 자리를 옮긴 곡이에요. 처음엔 뮤직비디오로 한 번, 다음엔 화면 없이 이어폰으로 한 번 들어 보세요. 1절의 맨목소리와 브릿지의 고음이 따로 들립니다. 내년 초 정규 앨범이 나오면 이 곡이 어떤 자리에 놓일지도 지켜볼 만합니다.
'잡동사니 >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엔플라잉 잔불, 첫 찬바람 부는 퇴근길부터 다시 시작하는 아침까지 어느 대목을 틀면 되나 (0) | 2026.10.11 |
|---|---|
| 크래비티 LOUDER, 다섯 달 전 AWAKE 옆에 놓으면 무엇이 커졌고 무엇이 그대로인가 (0) | 2026.10.04 |
| 소연 퇴사할게여, 발매 첫날 112위였던 곡이 열흘 만에 2위가 된 순위 기록 (0) | 2026.09.20 |
| 아흐레 사이에 솔로 앨범이 다섯 장 나옵니다, 나오기 전에 한 곡씩 듣는 순서 (0) | 2026.09.08 |
| 아르테미스 Born Stunner 가사 읽기, 타고났다는 말이 놓인 자리 (0) | 2026.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