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VITY 크래비티 'LOUDER' MV · STARSHIP
9월 30일 저녁 6시에 나온 크래비티 미니 9집 sonorous의 타이틀곡 LOUDER를, 4월 29일 미니 8집 ReDeFINE의 AWAKE와 나란히 놓았습니다. 곡 길이는 26초 늘었고 타이틀곡 작사에 들어간 멤버는 두 명에서 다섯 명이 됐어요. 어두운 바탕은 그대로 두고 무엇을 키웠는지 하나씩 봅니다.
두 곡을 한 줄에 놓으면 이렇게 보입니다
먼저 AWAKE. 2026년 4월 29일 저녁 6시, 미니 8집 ReDeFINE의 타이틀곡으로 나왔습니다. 음원 길이는 2분 36초. 다크한 신스팝 사운드를 깐 얼터너티브 팝이고, 작사엔 세림과 앨런 두 사람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앨범은 여섯 곡이었어요. Hello-Goodbye, FEVER, Adore, Love Me Like You Do, 그리고 데뷔 6주년이던 4월 14일에 먼저 풀린 '봄날의 우리'까지.
다음은 LOUDER. 2026년 9월 30일 저녁 6시, 미니 9집 sonorous의 타이틀곡입니다. 음원 길이는 3분 2초로 AWAKE보다 26초 길어요. 장르는 몽환적이면서 어두운 일렉트로닉 댄스곡. 작사에 원진, 앨런, 세림, 형준, 태영 다섯 명이 들어갔습니다. 앨범은 일곱 곡으로 한 곡 늘었고요. Pulse, Lucky Charm, LOVE ME, Seize The Night, Fantasy, Odd One Out이 뒤를 받칩니다.
숫자 하나만 더 보면, AWAKE 뮤직비디오는 다섯 달 동안 370만 회를 조금 넘겼습니다. LOUDER 뮤직비디오는 나흘째인 오늘 214만 회를 지났어요. 출발 속도로는 이번 곡이 확실히 빠릅니다. 아직 성적을 견줄 때는 아니지만, 어디서 출발했는지는 적어 둘 만합니다.
2분 36초에서 3분 2초로, 작사 두 명에서 다섯 명으로. 표에 적히는 칸부터 커졌습니다.
신스팝의 어둠이 일렉트로닉의 파동으로 바뀌었어요
AWAKE는 비트와 후렴의 중독성으로 미는 곡이었습니다. 다크 신스팝 위에서 구간마다 변주를 주면서 몰입을 끌어올리는 식이에요. 무대도 그 결을 따랐습니다. 키 포메이션과 페어 안무가 돋보였고, 슈트와 교복풍 의상을 오가며 표정 연기로 어두운 분위기를 채웠죠. 짧고 단단하게 끝나는 2분 36초였습니다.
LOUDER는 같은 어둠이라도 쌓는 방식이 다릅니다. 거친 신스와 드럼 위에 보컬이 얹히는데, 그 보컬이 점점 커지는 파동처럼 번져 가다가 마지막에 터지는 구조예요. 섬세한 멜로디로 시작했다가 반전을 주는 전개, 그리고 되풀이되는 후렴이 그 파동을 끌고 갑니다. 26초가 늘어난 건 이 점층 때문이라고 보면 됩니다. 한 번에 치는 곡이 아니라 차곡차곡 키우는 곡이라서요.
뮤직비디오의 결도 갈렸습니다. AWAKE 무대가 뮤직비디오 속 교복 차림을 그대로 가져올 만큼 현실에 발붙인 긴장감이었다면, LOUDER 티저는 페가수스를 탄 인물이 환상적인 자연 풍경을 가로지르는 장면으로 엽니다. 숲속 샘가에 멤버들이 모여 있고, 밧줄이 이들을 잇고, 도시 위로 땅이 솟고 빛이 내려옵니다. 현실에 발붙인 어둠에서 신화 쪽으로 무대가 옮겨 간 셈이에요.
앨범 단위로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ReDeFINE은 탄생과 소멸이 되풀이되는 흐름 속에서 스스로를 다시 정의하는 앨범이었고, 끝이라 여긴 순간이 새 시작이 된다는 말을 타이틀곡에 걸었어요. sonorous는 '울림'이 중심입니다. 서로 다른 파동이 부딪히고 겹칠 때 가장 큰 울림이 난다는 이야기죠. 앨범 아트도 갈라진 바위 틈으로 물이 스며 그 틈을 채우는 그림입니다.
한 번에 치고 빠지던 다크 신스팝에서, 소리를 겹겹이 쌓아 키우는 일렉트로닉 댄스로 옮겨 갔습니다.
멤버 손이 닿은 자리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이번 변화에서 제일 또렷한 건 크레딧입니다. ReDeFINE 때는 세림과 앨런이 AWAKE와 Adore 작사에 참여했고, 정모가 Adore에 함께했습니다. 태영이 Love Me Like You Do로 데뷔 후 첫 자작곡을 실었고, 원진과 앨런이 '봄날의 우리' 작사와 작곡을 맡았어요. 그게 그때로선 꽤 큰 걸음이었습니다.
sonorous에선 그 폭이 훌쩍 넓어집니다. 타이틀곡 작사에 다섯 명이 들어갔고, 앨런·원진·형준은 Lucky Charm 노랫말도 함께 썼습니다. 자작곡은 세 곡이에요. 세림의 LOVE ME, 우빈의 Fantasy, 태영의 Odd One Out. 다섯 달 전 첫 자작곡을 낸 태영이 이번에도 한 곡을 채웠다는 게 반갑습니다.
그래서 LOUDER는 '남이 준 콘셉트를 소화하는 곡'에서 한 발 나와 있습니다. 지금 크래비티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감정을 직접 담으려 했다는 게 이번 앨범의 설명인데, 다섯 명이 나눠 쓴 타이틀곡이 그 말을 가장 잘 보여 줍니다.
작사 둘에서 다섯으로, 자작곡 하나에서 셋으로. 소리가 커진 만큼 멤버 손이 닿은 자리도 늘었습니다.
그래도 그대로 넘어온 것도 분명합니다
첫째, 어두운 색. 두 곡 모두 밝은 쪽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AWAKE의 다크 신스팝도, LOUDER의 몽환적이고 어두운 일렉트로닉도, 흔들리는 청춘이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무겁게 끌고 갑니다. 3월 일본에서 낸 BLAST OUT까지 묶어 보면 올해 크래비티의 바탕색은 줄곧 어둡습니다.
둘째, 발매 당일 팬과 함께 여는 방식. 4월엔 러비티와 컴백 이벤트를 열었고, 이번엔 발매 한 시간 뒤 한강버스 선착장 옥상에서 릴리즈 나잇을 열어 공식 유튜브로 생중계했습니다. 신곡을 처음 듣는 자리에 팬을 먼저 앉히는 순서는 바뀌지 않았어요.
셋째, 아홉 명의 퍼포먼스. AWAKE 활동 때 다인원의 강점을 살린 대형과 페어 안무가 화제였는데, LOUDER도 성숙한 퍼포먼스를 앞에 세웠습니다. 11월엔 같은 이름의 단독 콘서트 sonorous를 서울과 부산에서 엽니다. 그러니 이번 곡은 방향을 꺾은 곡이라기보다 볼륨을 올린 곡으로 듣는 게 맞습니다.
어두운 바탕색, 팬과 함께 여는 발매일, 아홉 명의 무대. 이 셋은 AWAKE에서 그대로 넘어왔습니다.
이렇게 들으면 더 재미있다
- AWAKE를 먼저 한 번 듣고 넘어오세요. 2분 36초 안에 후렴이 몇 번이나 치고 빠지는지 느낀 다음 LOUDER를 들으면, 이번 곡이 같은 시간 동안 소리를 얼마나 천천히 쌓는지 바로 잡힙니다.
- LOUDER는 도입의 섬세한 멜로디와 후반의 터지는 구간을 비교해 들어 보세요. 거친 신스와 드럼 위에서 보컬이 어디서부터 커지기 시작하는지 찾는 게 이 곡의 재미예요.
- 타이틀곡 다음엔 멤버 자작곡 세 곡을 이어 들어 보세요. 세림의 LOVE ME, 우빈의 Fantasy, 태영의 Odd One Out이 같은 앨범 안에서 각자 어떤 색을 내는지 보면, 왜 앨범 이름이 '울림'인지 감이 옵니다.
다섯 달 사이에 크래비티는 색을 바꾸지 않고 소리를 키웠습니다. AWAKE에서 깨어난 사람들이 LOUDER에서 목소리를 키우는 순서라고 생각하면, 두 곡이 한 이야기로 이어져 들립니다. 11월 콘서트에서 두 곡이 한 무대에 나란히 오를지도 지켜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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