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탁소 비닐, 방충제 자리, 울 옷을 두는 칸, 니트 옷걸이. 옷을 아끼려고 하는 손버릇이 거꾸로 옷을 상하게 하는 네 군데를 짚고, 대신 할 일을 적었습니다.
세탁소 비닐은 씌운 채 걸어 둬야 깨끗하다? 오히려 벗겨야 한다

드라이클리닝을 맡긴 코트가 얇은 비닐을 입고 돌아온다. 먼지도 막아 주고 깔끔해 보여서 그대로 옷장에 거는 집이 많다. 다음 해 꺼낼 때까지 그 비닐이 그대로인 경우도 흔하다.
그 비닐은 보관용이 아니라 들고 오는 동안 옷을 덮는 포장이다. 드라이클리닝은 물 대신 유기용제로 빤다. 막 받아 온 옷에는 그 용제가 아직 조금 남아 있는데, 비닐을 씌워 두면 날아갈 길이 막힌다. 공기가 안 통하니 습기도 같이 갇힌다. 옷장을 열었을 때 나는 기름 냄새 비슷한 것, 코트 안감에 생기는 퀴퀴한 냄새가 대개 여기서 온다.
받아 오면 바로 비닐부터 벗긴다. 그리고 바람이 통하는 베란다나 창가에 몇 시간 걸어 두고 냄새가 빠진 걸 확인한 다음 옷장에 넣는다. 먼지가 걱정되면 비닐 대신 숨 쉬는 부직포 커버를 씌운다. 이미 비닐째 일 년을 보낸 옷이라면 지금 꺼내면서 같은 순서를 밟으면 된다.
세탁소 비닐은 포장이다. 받아 오면 벗기고, 바람에 몇 시간 걸었다가 넣는다.
방충제는 바닥에 깔고 여러 개 섞을수록 잘 듣는다? 위에 두고 한 가지만 쓴다
옷장 바닥 구석에 방충제를 몇 개 굴려 두는 게 흔한 모습이다. 지난해 쓰던 게 남았는데 새로 산 것과 종류가 달라도 그냥 같이 넣는다. 많이 넣으면 그만큼 더 잘 듣겠거니 하는 마음이다.
방충제는 고체가 천천히 기체로 바뀌면서 효과를 낸다. 그런데 그 기체가 공기보다 무겁다. 바닥에 두면 아래로만 깔리고 위쪽 옷까지 닿지 못한다. 그래서 옷장 위쪽, 서랍이라면 옷 위에 올려 둬야 아래로 내려오면서 전체에 퍼진다.
종류는 한 가지로 맞춘다. 성분이 다른 방충제를 한 옷장에 섞어 두면 서로 반응해 녹아내리거나 옷에 얼룩을 남길 수 있다. 남은 것과 새것의 성분이 다르면 남은 걸 먼저 다 쓰거나 다른 옷장으로 나눈다. 냄새가 옷에 배는 게 싫다면 신문지나 얇은 종이에 한 번 싸서 넣으면 덜하다.
방충제 기체는 아래로 내려간다. 옷장 위쪽에, 한 종류만.
무거운 울 코트와 니트는 맨 아래 칸에 둔다? 아래 칸은 면 옷 자리다
무게만 생각하면 두꺼운 겨울옷을 아래에, 가벼운 옷을 위에 두는 게 자연스럽다. 서랍장도 맨 아래 큰 칸에 스웨터를 몰아넣기 쉽다.
옷장 습기는 바닥부터 찬다. 차가운 바닥에 가까울수록 눅눅하고, 위로 갈수록 마른다. 그래서 칸을 나누는 기준은 무게보다 습기에 얼마나 약한지다. 습기에 비교적 무던한 면 옷을 맨 아래에 두고, 울처럼 습기를 먹으면 냄새가 배고 벌레가 꼬이기 쉬운 옷은 가운데에, 실크나 얇은 합성섬유처럼 예민한 옷은 맨 위에 둔다.
이렇게 놓으면 방충제를 위에 두는 원칙과도 맞아떨어진다. 위에서 내려오는 방충 성분이 벌레가 가장 좋아하는 울 옷 칸을 먼저 지나간다. 맨 아래 칸에는 제습제를 하나 넣어 두면 바닥 습기를 한 번 더 받아 준다.
칸은 무게가 아니라 습기로 나눈다. 면은 아래, 울은 가운데, 얇고 예민한 옷은 위.
니트도 옷걸이에 걸어 두면 구김이 없어 좋다? 걸면 어깨부터 늘어난다
셔츠처럼 니트도 걸어 두면 꺼내 입을 때 편하다. 개어 두면 접힌 자국이 생길 것 같아서 일부러 옷걸이에 거는 사람도 있다.
니트는 실을 고리처럼 엮어 만든 옷이라 당기는 힘에 약하다. 옷걸이에 걸면 옷 전체 무게가 어깨 두 점에 몰린다. 몇 주만 지나도 어깨에 옷걸이 모양으로 뿔이 솟고, 몸판과 소매가 아래로 처진다. 한 번 늘어난 니트는 빨아도 잘 돌아오지 않는다.
니트는 개어서 선반이나 서랍에 눕혀 둔다. 무거운 니트를 아래에, 가벼운 니트를 위에 쌓으면 눌린 자국도 덜하다. 접힌 자국이 신경 쓰이면 소매를 몸판 뒤로 넘겨 세 번 정도만 크게 접는다. 꼭 걸어야 한다면 몸판을 반으로 접어 옷걸이 아래 가로대에 걸쳐 두면 어깨에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
니트는 개어서 눕힌다. 걸어야 한다면 어깨가 아니라 가로대에 걸친다.
정리하면
- 세탁소 비닐은 받아 오는 날 벗기고, 바람 통하는 곳에 몇 시간 걸어 냄새를 뺀 뒤 넣는다.
- 방충제는 기체가 아래로 내려가니 옷장 위쪽이나 옷 위에 둔다.
- 성분이 다른 방충제는 한 옷장에 섞지 않는다.
- 칸은 습기로 나눈다. 면은 아래, 울은 가운데, 실크·얇은 합성섬유는 위.
- 니트는 개어서 눕혀 둔다. 옷걸이 어깨에 걸면 늘어난다.
옷장 정리는 일 년에 두 번이다. 이번에 순서를 한 번 바꿔 두면 내년 봄에 옷을 넣을 때도, 다시 가을에 꺼낼 때도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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