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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요즘뜨는이야기

누리호 5차 발사, 6월에서 10월까지 밀린 넉 달 — 시간순으로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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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예정  10월 (하순 목표)당초 예정  올해 6월주탑재  초소형군집위성 2~6호 5기위성 무게  1기당 100kg 미만목표 고도  약 500km직전 발사  2025년 11월 27일 새벽 1시 13분다음 관문  8월 말 발사관리위원회

누리호 5차 발사는 원래 올해 6월이었습니다. 8월로, 다시 9월로 옮겨졌다가 지금은 10월입니다. 그런데 넉 달이 미뤄지는 동안 발사체가 문제라는 말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정이 흔들린 자리마다 등장한 건 위에 실릴 위성의 작은 부품 하나였습니다.

출발점은 지난해 11월 27일 새벽이었습니다

밤바다를 등지고 붉은 화염을 뿜으며 솟아오르는 발사체와 별이 흩뿌려진 하늘을 그린 수채화 일러스트

누리호 4차 발사는 2025년 11월 27일 새벽 1시 13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있었습니다. 주탑재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였고 큐브위성 12기가 함께 올라가 모두 13기를 실었습니다. 목표 고도 600km에 위성을 차례로 내려놓은 뒤,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새벽 1시 55분쯤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습니다.
이 발사가 이전 세 번과 달랐던 대목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한밤중에 쏘아 올린 첫 야간 발사였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발사체 제작과 조립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총괄하고 발사 운용에도 참여했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주도해 만들던 발사체를 기업이 넘겨받는 과정의 한복판에 놓인 발사였습니다.
성공 직후 정부가 내놓은 계획은 간단했습니다. 2027년까지 누리호를 두 번 더 올리고, 그와 별개로 성능을 키운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함께 끌고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두 번이 5차와 6차입니다.
그 계획표에서 5차 발사 자리에 처음 적힌 달이 올해 6월이었습니다. 4차 성공에서 반년 남짓 뒤, 연 1회 발사라는 간격에도 맞는 시점이었습니다.

4차 발사는 2025년 11월 27일 새벽 1시 13분, 위성 13기를 싣고 성공했습니다. 5차는 그 계획표에서 올해 6월 자리에 놓였습니다.

6월이 8월로, 8월이 9월로, 다시 10월이 됐습니다

첫 조정으로 6월이 8월이 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9월로 옮겨졌습니다. 6월 25일에는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다음 주부터 누리호 총조립에 들어간다며 9월 발사를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가을 초입이 목표였습니다.
7월 16일 하반기 업무보고에서는 표현이 조금 달라집니다. 오 청장은 누리호 재발사를 10월 하순까지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9월을 목표로 밀어붙이되 늦어도 10월 하순 안에는 끝내겠다는 폭을 열어 둔 셈입니다.
그리고 8월 2일, 9월이 아니라 10월이라는 쪽으로 정리됐습니다.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의 추력기 성능을 보완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두 달 사이에 같은 사안을 두고 목표 시점이 세 번 조정된 겁니다.
미뤄질 때마다 나온 설명은 매번 같은 곳을 가리켰습니다. 발사체가 안 됐다는 말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누리호는 총조립을 예정대로 진행했고, 걸린 쪽은 그 위에 실릴 화물이었습니다.

6월 → 8월 → 9월 → 10월. 네 번의 시점이 바뀌는 동안 발사체 문제로 미뤄진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발목을 잡은 건 손바닥만 한 추력기였습니다

밝은 조명 아래 정갈한 작업대 위에 놓인 상자 모양 인공위성과 접힌 태양전지판을 그린 수채화 일러스트

추력기는 위성이 자기 고도와 위치를 지키게 해 주는 장치입니다. 궤도에 올라간 위성은 가만히 있어도 조금씩 밀려 내려오고 자세도 틀어집니다. 추력기가 짧게 짧게 밀어 주면서 제자리를 잡아 줘야 여러 대가 같은 간격으로 도는 군집 운영이 성립합니다. 한 대만 뒤처져도 촬영 주기가 어긋납니다.
문제가 드러난 건 실제 우주에서였습니다. 초소형군집위성 1호는 2024년 4월 24일 아침 뉴질랜드 마히아 발사장에서 미국 업체가 만든 일렉트론 발사체에 실려 올라갔습니다. 지상 시험에서는 기준을 다 채웠던 추력기가 궤도에서는 기대했던 만큼 힘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 뒤 올린 검증기에서도 같은 증상이 확인됐습니다.
우주청이 짚은 원인은 우주 헤리티지, 그러니까 실제 우주에서 굴려 본 이력이 모자랐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상 진공 챔버가 궤도 환경을 완벽히 흉내 내지는 못하니, 올려 보고 나서야 알게 되는 차이가 남습니다. 이번에 그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5차에 실릴 2~6호기의 추력기는 성능을 끌어올린 제품으로 통째로 갈아 끼웠습니다. 김진희 우주청 인공위성부문장은 추력기 성능이 예상보다 부족했던 부분을 확인해 안정성 보완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부품 다섯 세트를 교체하고 시험을 다시 돌리는 일정이 넉 달의 대부분을 가져갔습니다.

지상 시험은 통과했지만 궤도에서 힘이 모자랐습니다. 5차에 실릴 다섯 기의 추력기는 성능을 높인 제품으로 교체했습니다.

8월 13일에 위성이 문턱 하나를 넘었습니다

우주항공청과 KAIST는 8월 13일 초소형군집위성 2~6호의 운송 전 검토회의를 열었습니다. 위성을 발사장으로 보내도 되는 상태인지 마지막으로 따져 보는 자리입니다. 다섯 기 모두 개발이 끝났고, 이 검토 결과에 대한 평가를 거쳐 고흥 나로우주센터로 옮겨집니다.
이 위성은 한 기가 100kg이 안 됩니다. 흑백 1m급, 컬러 4m급 해상도의 전자광학 카메라를 싣고 고도 500km 안팎을 돕니다. 설계 수명은 3년입니다. 큰 위성 한 대를 정성껏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같은 규격으로 여러 대를 찍어 내 떼로 굴리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첫 사례입니다.
군집이 다 차면 한반도와 주변 해역을 하루 세 번 넘게 훑고, 한 번 찍은 지점을 24시간 안에 다시 찍을 수 있게 됩니다. 위성 한 대의 성능보다 몇 대가 얼마나 촘촘히 도느냐가 결과를 가르는 구조라, 추력기 하나에 일정 전체가 걸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함께 올라갈 부탑재 위성 10기는 개발과 제작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남은 일은 위성을 나로우주센터로 옮겨 누리호에 얹고 마지막 점검을 하는 것입니다.

8월 13일 운송 전 검토회의를 열었습니다. 다섯 기 모두 개발이 끝났고 평가를 거쳐 나로우주센터로 이송됩니다.

정확한 날짜는 이달 말에 나옵니다

다음 순서는 발사관리위원회입니다. 8월 말에 열려 최종 발사일과 발사 윈도우를 확정합니다. 발사 윈도우는 그날 안에 누리호를 띄울 수 있는 시간대를 뜻하는데, 위성이 들어가야 할 궤도와 태양 방향, 지상국이 신호를 받을 수 있는 시각 같은 조건이 맞물려 정해집니다. 지금까지 나온 10월이라는 말은 이 위원회를 통과해야 날짜가 됩니다.
목표는 10월 하순입니다. 청장이 업무보고에서 못 박은 시점이 그때고, 8월에 정리된 일정도 10월 초 이후를 보고 있습니다. 이송과 탑재, 최종 점검에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10월 안에 끝내는 게 빠듯하지도 여유롭지도 않은 일정입니다.
5차 다음은 6차입니다. 내년에 초소형군집위성 7~11호를 싣고 올라갑니다. 2027년까지 누리호를 두 번 더 쏜다는 계획의 나머지 한 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번 5차가 예정대로 서면 그 간격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러니 지금 챙겨 둘 날짜는 두 개입니다. 이달 말 발사관리위원회, 그리고 거기서 확정될 10월의 어느 하루입니다.

8월 말 발사관리위원회가 최종 발사일과 발사 윈도우를 정합니다. 목표는 10월 하순입니다.

핵심만 다시 보기

  • 누리호 5차 발사는 올해 6월 예정이었다가 8월, 9월을 거쳐 10월로 밀렸습니다. 목표는 10월 하순입니다.
  • 미뤄진 이유는 발사체가 아니라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2~6호의 추력기였습니다. 지상 시험은 통과했는데 궤도에서 성능이 모자랐습니다.
  • 추력기 다섯 세트를 성능이 나은 제품으로 교체하고 시험을 다시 돌렸습니다.
  • 8월 13일 운송 전 검토회의를 열었고, 평가를 거쳐 위성이 고흥 나로우주센터로 이송됩니다.
  • 최종 발사일과 발사 윈도우는 8월 말 발사관리위원회에서 확정됩니다. 6차는 내년에 7~11호를 싣습니다.

일정이 밀렸다는 소식만 보면 뭔가 크게 어긋난 것처럼 들리지만, 이번 넉 달은 우주에서 한 번 확인된 약점을 지상에서 손보는 데 쓰인 시간이었습니다. 남은 확인은 이달 말 한 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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