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7일 전국 총수요가 104.4기가와트로 역대 최고를 찍었습니다. 뉴스에 숫자가 두 개 나오는 이유부터 정점으로 보는 8월 셋째 주 전망까지 차근차근 짚었습니다.
기록은 지난주 금요일 낮에 깨졌습니다

8월 7일 오후 2시 35분, 전국에서 같은 순간에 쓰인 전기가 104,394메가와트였습니다. 종전 최고치인 104,215메가와트를 넘겼습니다. 기가와트로 고쳐 부르면 104.4기가와트인데, 원자력발전소 한 기가 대략 1기가와트를 낸다고 보면 감이 조금 옵니다.
같은 날 저녁에는 다른 기록도 하나 나왔습니다. 전력시장에서 거래된 최대전력이 95,321메가와트까지 올라갔습니다. 역대 다섯 번째로 높은 값입니다. 그 시각 공급예비력은 8.2기가와트, 예비율은 8.7%였습니다. 통상 10%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봅니다.
8월 초에 이 정도가 나온 게 이르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여름 전력 수요는 보통 산업체 휴가가 끝나는 8월 중순 이후에 정점을 찍습니다. 아직 오지도 않은 고비 앞에서 예비율이 먼저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습니다.
8월 7일 오후 2시 35분 총수요 104,394MW, 같은 날 최대전력 95,321MW. 예비율은 8.7%까지 내려갔습니다.
숫자가 두 개인 건 태양광이 시장 밖에 있어서입니다
최대전력은 전력시장을 거쳐 사고판 전기만 셉니다. 발전소가 거래소에 물량을 내고, 그걸 한전이 받아 집과 공장으로 보내는 흐름입니다. 여기에 안 잡히는 전기가 있습니다. 건물 지붕이나 공장 부지에 얹은 태양광처럼 자기가 쓰고 남는 것만 흘려보내는 설비입니다.
총수요는 그 몫까지 더한 값입니다. 국내에 깔린 태양광이 30기가와트쯤 되는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시장 밖에 있습니다. 그래서 해가 좋은 날 낮에는 총수요와 최대전력의 격차가 크게 벌어집니다.
8월 7일 낮 12시 55분 태양광 발전량은 26.6기가와트였습니다. 그 시간만 놓고 보면 석탄도 액화천연가스도 원자력도 태양광보다 적게 냈습니다. 낮 동안 태양광이 수요를 상당히 덮어 준 셈입니다.
덮어 준 만큼 시장에서 사야 할 전기는 줄어듭니다. 그래서 총수요 기록은 한낮에 나오고, 최대전력 기록은 해가 기운 뒤 저녁에 나옵니다. 뉴스에 숫자가 두 개 보이는 건 그래서입니다.
총수요는 태양광 자가소비까지 더한 값, 최대전력은 시장에서 거래된 몫. 낮 기록과 저녁 기록이 갈리는 이유입니다.
휴가는 끝났는데 더위는 안 꺾였습니다

8월 첫째 주 예상은 89.5~93.4기가와트였습니다. 3일에 91.1기가와트로 출발했다가 6일부터 95기가와트대에 들어섰습니다. 예상 구간을 위로 뚫고 피크 구간에 먼저 도착한 겁니다.
겹친 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같이 버티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길게 이어진 것. 다른 하나는 여름 휴가를 마친 사업장이 조업을 정상으로 되돌린 것입니다. 가정 냉방이 만든 저녁 수요 위에 공장 수요가 다시 얹혔습니다.
8월 7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남 나주 전력거래소에서 여름철 전력수급 점검회의를 열었습니다. 김성환 장관이 회의를 주재했고, 기상과 수요 변화를 촘촘히 보면서 예측 범위를 벗어나는 상황에도 바로 대응하라는 주문이 나왔습니다.
올여름 확보해 둔 공급능력은 107기가와트입니다. 지난해보다 2기가와트 늘렸습니다. 여기에 필요할 때 끌어 쓸 추가 예비자원 8.8기가와트를 따로 잡아 뒀습니다.
진짜 고비는 다음 주로 봅니다
이번 주 전망은 92.9~96.7기가와트입니다. 예비력은 10.3~14.4기가와트로 잡았습니다. 상단인 96.7기가와트까지 오르면 지난 7일의 95.3기가와트를 넘어 올여름 최고 기록이 다시 바뀝니다.
정점은 8월 셋째 주로 봅니다. 그 주 전망 폭이 94.1~98.8기가와트입니다. 위쪽 끝인 98.8기가와트가 현실이 되면 2024년 8월 20일의 97,115메가와트, 그러니까 역대 최대전력 기록을 넘게 됩니다.
다만 총량보다 까다로운 건 시간대입니다. 오후 3시부터 태양광이 빠지기 시작하는데 더위는 그대로 남습니다. 8월 7일에는 저녁 7시 액화천연가스 발전이 37.6기가와트까지 올라갔습니다. 네 시간 만에 12.7기가와트를 더 밀어 넣은 겁니다. 발전량 그래프가 오리 목처럼 솟는다고 해서 덕커브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아낄 거면 저녁이 낫습니다. 한낮에는 태양광이 어느 정도 받쳐 주지만 해가 지고 나면 그 자리를 다른 발전기가 급하게 메워야 합니다. 예비력이 얇아지는 시간도 그때입니다. 에어컨을 끄라는 얘기가 아니라, 세탁기나 건조기처럼 미룰 수 있는 걸 저녁 6시에서 9시 사이만 비켜 돌리면 된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정점은 8월 셋째 주, 전망 폭은 94.1~98.8GW. 상단이면 2024년 8월 20일 97,115MW 기록을 넘습니다.
핵심만 다시 보기
- 8월 7일 오후 2시 35분 전국 총수요가 104,394MW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종전 기록은 104,215MW였습니다.
- 같은 날 전력시장 최대전력은 95,321MW로 역대 5위였고, 공급예비율은 8.7%까지 내려갔습니다.
- 총수요와 최대전력이 다른 건 태양광 자가소비분이 시장 밖에 있기 때문입니다. 8월 7일 낮 태양광은 26.6GW를 냈습니다.
- 올여름 공급능력은 107GW로 지난해보다 2GW 늘렸고, 추가 예비자원 8.8GW를 따로 확보해 뒀습니다.
- 정점은 8월 셋째 주 94.1~98.8GW로 봅니다. 상단이면 2024년 8월 20일의 역대 최대 97,115MW를 넘습니다.
전기는 쌓아 두지 못합니다. 쓰는 순간에 맞춰 그만큼을 만들어야 하니, 하루 중 언제 몰리느냐가 총량만큼이나 중요해집니다. 올여름 기록이 낮과 저녁으로 나뉘어 나오는 것도 결국 그 이야기입니다. 다음 주 그래프가 어디까지 올라가는지 한 번쯤 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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